<기관지내시경>

폐 구석구석을 살피는 눈!

정밀 진단과 정확한 치료를 위하여

기관지내시경은 단순한 관찰을 넘어, 호흡기질환의 조기 진단, 암의 정확한 위치 확인, 미생물 검사, 병리학적 검체 획득, 중재적 치료까지 다양한 임상 상황에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즉 다양한 폐질환의 정밀 진단과 정확한 치료를 위한 핵심 술기입니다.



나뭇가지처럼 더 작은 가지들로 뻗어나가는 기관지

기관지는 호흡계에서 매우 중요한 구조물로, 외부의 공기를 폐포까지 전달하는 역할을 수행합니다. 기관(trachea)은 성대 아래에서 시작되어 제5흉추 부근에서 좌우 주기관지(main bronchi)로 갈라집니다. 주기관지는 양쪽 폐로 들어가 엽기관지(lobar bronchi), 구역기관지(segmental bronchi), 세기관지(bronchioles), 종말세기관지(terminal bronchioles) 등 점차 가느다란 가지로 뻗어나가 폐 깊숙한 곳까지 이어집니다.


이렇게 세분화된 구조는 각각의 폐엽과 폐구역으로 산소를 효율적으로 분배하고, 이산화탄소를 회수하는 데 최적화되어 있습니다. 기관지 내벽은 섬모상피세포와 점액을 분비하는 배상세포로 이루어져 있어, 외부에서 유입되는 이물질, 세균, 바이러스 등 유해물질을 포착하고 이를 상부로 배출함으로써 기도를 보호하는 점막섬모 청소 기능(mucociliary clearance)을 수행합니다. 이는 호흡기 방어의 일차 방벽으로 작용하며, 기도의 염증 반응이나 감염 발생 시 면역반응을 유도하는 중요한 기전이기도 합니다.


진단부터 치료까지, 기관지내시경의 폭넓은 활용

기관지내시경(bronchoscopy)은 내시경 장비를 이용해 기관과 기관지 내부를 직접 관찰하고, 진단과 치료를 수행하는 고정밀 시술입니다. 위내시경과 비슷하지만, 그 대상이 위가 아닌 호흡기라는 차이가 있습니다. 내시경 끝에는 고해상도 영상카메라와 광원이 장착되어 있어 기관과 기관지 내부를 선명하게 관찰할 수 있습니다. 기관지는 해부학적으로 말초로 갈수록 직경이 줄어들고 연골 지지가 약해지는 구조적 특성을 가지며, 병리학적으로는 종양, 염증, 감염, 기형 등이 발생하기 쉬운 부위입니다.


예를 들어, 중앙부 폐암은 대부분 주기관지 또는 엽기관지에 발생하며, 이러한 병변은 일반적인 영상검사만으로는 정확한 위치와 범위를 평가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기관지내시경을 통해 병변을 직접 확인하고 조직검사 및 세포검사를 시행하는 것이 정확한 진단에 필수적입니다. 폐암은 물론, 반복성 폐렴, 원인 불명의 객혈, 간질성 폐질환, 결핵, 면역 저하 환자의 병원체 검출 등 다양한 임상 상황에서 기관지내시경은 중요한 진단 도구로 활용됩니다.


이뿐만 아니라 조직생검(forceps biopsy), 세포흡입(brushing), 기관지 세척술(BAL), 치료적 응고(예, 아르곤 플라즈마 응고술), 냉동치료(cryotherapy), 스텐트 삽입 등 다양한 시술도 시행할 수 있습니다. 기관지 내출혈, 기도 폐쇄, 협착 등의 응급상황이 발생했을 때도 구조적 이해를 바탕으로 한 내시경적 중재술이 환자의 생명을 구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이러한 처치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해부학적 지식과 풍부한 임상 경험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기관지내시경의 5가지 핵심 역할

기관지내시경은 단순한 진단 보조 도구를 넘어, 정밀의료의 기반이 되는 중요한 시술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즉 진단과 치료는 물론, 예후 예측까지 포함하는 질환의 전반적인 통합 관리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 진단적 평가

폐암의 조직학적 확진, 중심부 병변의 직접 관찰, 객혈의 원인 확인, 결핵 및 비정형 감염의 감별 진단, 간질성 폐질환의 염증세포 분석 등에 기관지 내시경이 활용됩니다.


  • 감염학적 원인 규명

면역저하 환자나 중증 폐렴 환자에서 시행되는 기관지폐포 세척술은 폐렴을 일으킨 병원체를 정확하게 찾아내는 데 유용하며, 이 검사 결과는 항균제 선택에 결정적인 정보를 제공합니다.


  • 폐암의 병기 결정

암이 폐 주변의 림프절, 특히 종격동 림프절(가슴 중앙의 림프절)까지 퍼졌는지를 확인하는 것은 치료 방침을 세우는 데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이를 위해 초음파 기관지내시경을 이용한 림프절 미세침흡인생검이 폭넓게 활용됩니다.


  • 치료적 중재

종양이나 염증으로 기도가 막혀 호흡이 어려운 경우에는 스텐트 삽입, 이물질의 기계적 제거, 냉동치료, 레이저 절제술 등을 시행해 기도를 확보하고 환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 분자유전학적 분석을 위한 검체 확보

폐암 환자의 치료 전략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유전자검사로 EGFR, ALK, ROS1, BRAF 등의 유전자 변이 여부를 확인하고, PD-L1, TMB 등의 면역항암제 바이오마커를 확인해야 합니다. 이러한 검사에 필요한 고품질 조직을 기관지내시경으로 얻을 수 있습니다.


기술 특성과 적용 목적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발전 

기관지내시경은 기술적 특성과 적용 목적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발전해왔습니다. 가장 기본이 되는 시술은 연성 기관지내시경(flexible bronchoscopy)으로, 내시경 말단이 유연하게 조절되며 국소마취와 진정 상태에서 대부분의 진단과 일부 치료 시술을 시행할 수 있습니다.

연성 기관지내시경은 기도 내 병변의 직접 관찰과 조직검사에 효과적이지만, 내시경이 도달하지 못하는 기도 밖의 구조물이나 종격동 림프절에 접근하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개발된 것이 초음파 기관지내시경입니다.


방사형 초음파 기관지내시경, 말초 폐 병변 탐색

초음파 기관지내시경(endobronchial ultrasound bronchoscopy, EBUS)은 내시경 말단에 부착된 초음파 탐촉자를 통해 기도 주위 림프절이나 종양을 초음파 영상으로 시각화해 보여줍니다. 선형(linear) 탐촉자는 실시간 미세침흡인생검(TBNA), 방사형(radial) 탐촉자는 말초 폐 병변의 위치 확인과 탐색에 주로 사용됩니다. 이 기술은 침습도가 낮고, 진단의 정확도가 높아 종격동 림프절 병기 결정, 재발 폐암의 감별, 결핵성 림프절염의 진단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됩니다.


방사형 초음파 기관지내시경(Radial EBUS)은 360도 회전하는 탐촉자를 이용해 병변의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특히 CT에서는 확인되지만 전통적인 내시경에서는 보이지 않는 말초 결절에 접근하는 데 매우 유용해 말초 폐 병변을 탐색하는 데 주로 사용됩니다. Guiding Sheath와 함께 사용할 경우, 병변을 놓치지 않고 생검 정확도를 높일 수 있어 말초 병변의 위치 확인이 어려운 기존 연성 내시경의 한계를 보완한다. 출혈이나 기흉의 위험도 낮아 안전성 면에서도 우수합니다.


기관지내시경 종류

  • 경성 기관지내시경(rigid bronchoscopy)

전신마취 하에서 시행되며, 내시경 직경이 크고 내강이 넓어 대량 출혈의 지혈, 종양 제거, 스텐트 삽입, 기도 협착확장 등 중재시술에 활용됩니다. 


  • 로봇 보조 기관지내시경(robotic bronchoscopy)

최근 주목받는 로봇 보조 기관지내시경(robotic bronchoscopy)은 네비게이션 기능과 정밀 조작 기능을 갖춘 로봇팔을 통해 폐의 말초 병변까지 정밀하게 접근할 수 있는 기술입니다. 현재 ION™, Monarch™, Body Vision™ 등 다양한 로봇 내시경 시스템이 활용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술 발전은 영상검사에서는 접근이 어려운 말초 결절이나 조기 병변의 진단 정확도를 향상시켜 정밀의료 구현에 크게 기여하고 있습니다.


기관지내시경 핵심 가이드

1. 검사 전에는 최소 6시간 이상 금식이 필요합니다. 항혈소판제나 항응고제를 복용 중인 환자라면 출혈 위험을 평가한 후 주치의와 약물 복용 중단 여부를 반드시 상의해야 합니다.


2. 검사 당일에는 환자의 불안과 불편감을 최소화하기 위해 국소마취와 진정제를 병용합니다. 진정제를 사용할 경우, 시술 당일에는 운전이나 기계 조작을 비롯해 중요한 판단이 필요한 활동은 피해야 하며, 보호자가 동반해야 합니다.


3. 검사 후 수시간 내에 일시적으로 인후통, 기침, 소량의 객혈이 발생할 수 있으나, 대부분 자연 회복됩니다. 하지만 출혈이 멎지 않거나 호흡곤란, 흉통 등 이상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의료진에게 알려야 합니다. 시술 후에는 몸의 상태를 주의 깊게 살피고, 특히 조직검사를 시행한 경우에는 기흉, 출혈, 감염 등 합병증의 가능성에 대비해 일정 시간 면밀하게 관찰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