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호흡곤란증후군>
감염이나 외상 후 갑자기 발생한 호흡곤란,
문제는 폐 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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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에서 중증 코로나19에 관해 보도할 때 급성호흡곤란증후군이 종종 함께 언급되어, 급성호흡곤란증후군을 코로나19와 관련된 용어로 아는 사람들도 적지 않습니다. 그러나 급성호흡곤란증후군은 질병이나 외상 또는 특정 상황 등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하는 일종의 폐 손상을 뜻합니다.
정의 및 발생빈도
급성호흡곤란증후군(ARDS)은 모든 연령에서 발생할 수 있으며, 중환자실 환자의 약 10%, 기계환기(인공호흡기)를 사용하는 환자의 20% 이상을 차지합니다. 다양한 의학적 상태가 급성호흡곤란증후군을 유발할 수 있지만, 폐의 공기주머니(폐포)와 인근의 작은 혈관(모세혈관)에 손상을 입히는 것이 공통적인 특징입니다. 사람의 폐에는 평균적으로 약 5억 개의 폐포가 존재하며, 각각의 폐포는 모세혈관의 혈액에 산소를 전달하고 혈액에서 이산화탄소를 제거하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급성호흡곤란증후군이 발생하면 폐포와 주변의 모세혈관이 손상되어 체액이 모세혈관과 폐포 사이의 공간으로 새어나갑니다. 이로 인해 폐포에 가해지는 압력이 증가하면서 결국 폐포 내부로도 체액이 유입되고, 결과적으로 혈액에 산소를 전달하는 폐의 기능이 감소됩니다. 체액이 폐에 계속 축적되면서 폐포가 붕괴되고, 이는 연쇄적인 문제를 유발해 폐의 산소 전달 능력을 더욱 떨어뜨립니다. 최종적으로 신체의 조직과 장기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급성호흡곤란증후군의 이름에 ‘급성’이라는 용어가 포함된 이유는 이 질환이 위험요인의 발생 후 일주일 안에 급격히 호흡 증상이 나타나거나 악화되기 때문입니다. 급성호흡곤란증후군은 발생할 수 있는 여러 선행 질환들(폐렴, 패혈증, 수술, 외상, 쇼크 등)이 발생하고, 이로 인해 직간접적으로 폐에 체액이 축적되면서 혈액 내 산소 수치가 정상 이하로 떨어지는 것이 특징입니다. 이를 의학 용어로 저산소혈증이라고 합니다.
증상
급성호흡곤란증후군의 초기 증상은 일반적으로 폐 손상 후 몇 시간에서 일주일 이내에 나타납니다. 급성호흡곤란증후군은 폐와 관련 없는 다른 질병이나 부상으로 병원에 입원한 사람들에서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호흡 증상에 변화가 나타나면 의료진과 조기에 상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극심한 호흡곤란
- 숨 가쁨
- 빠르고 얕은 호흡
- 혼란, 어지러움
- 과도한 발한
- 저혈압
- 빠른 심박수
- 손끝, 입술, 피부가 푸르스름한 색조를 띔
폐를 손상시키는 원인들
여러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고령자와 흡연자, 알코올을 남용하는 사람들은 급성호흡곤란증후군의 위험이 증가합니다. 그리고 만성 폐질환, 만성 신부전이 있거나 면역억제 상태일 경우 위험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직접적인 폐 손상 (폐에서 발생하거나 폐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손상)
- 폐렴(세균, 바이러스, 진균)
- 위 내용물 흡인, 독성 물질 흡입
- 흉부 외상으로 인한 폐의 타박상
- 익사 직전(익수 사고)
- 지방색전증
간접적인 폐 손상 (다른 부위에서 문제가 발생했으나 결과적으로 폐에 손상을 미치는 경우)
- 패혈증
- 신체의 심각한 외상(두부 외상, 다발성 골절, 화상 등)
- 대량 수혈
- 췌장염
- 수술
- 약물 과다 복용
진단
급성호흡곤란증후군은 진단을 위한 단일 검사법이 없으며, 의료진의 신체검진과 여러 검사를 통해 진단합니다. 의사는 청진을 통해 호흡음에서 폐 안에 체액이 가득 찰 때 발생하는 특징적인 거친 소리가 나타나는지 확인하고, 환자의 심박수와 혈압, 산소포화도를 측정하며, 피부가 푸르스름하게 변색되는 청색증 징후를 확인합니다. 감염 징후를 확인하고 장기 기능을 평가하기 위해 혈액검사를 시행하고, 흉부 X-ray와 흉부 CT 스캔을 통해 폐 손상 여부 및 범위, 양상을 확인합니다. 급성호흡곤란증후군과 유사한 임상 증상을 보이는 심장질환을 배제하기 위해 심전도검사와 심장초음파검사로 심장기능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치료
급성호흡곤란증후군을 직접 호전시키는 효과적인 약물은 아직까지 없습니다. 일반적으로 폐 손상의 근본 원인을 치료하면서, 손상된 폐가 스스로 회복할 시간을 주는 보존적 치료를 시행합니다. 폐를 포함한 다른 장기의 손상을 최소화하기 위해 대부분 중환자실에서 집중치료가 이루어집니다.
- 원인 질환 치료 및 보조 약물
폐렴, 패혈증 등 여러 원인질환을 치료하기 위해 항생제, 항바이러스제, 항진균제 등을 처방합니다. 면역반응으로 인한 폐 손상 악화를 막기 위해 스테로이드 같은 면역 조절 약제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호흡의 불편감 및 통증을 완화하기 위해 진통제를 투여할 수 있고, 기계환기 중 환자의 호흡이 기계환기와 불일치할 경우 기계환기 유발 폐 손상이 추가로 발생할 수 있어서 진정제와 신경·근 이완제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과도한 체액은 폐부종을 악화시키므로 이뇨제 등을 사용해 엄격히 조절하며, 개별화된 영양 관리를 시행합니다. 지속적인 치료에도 불구하고 폐 손상이 회복되지 않을 때는 최후의 방법으로 폐이식수술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 경증인 경우
비강을 통해 높은 농도의 산소를 빠르게 주입하거나 얼굴 또는 비강 마스크를 통해 양압을 보조하며 산소 공급 및 호흡 보조를 하는 비침습적 산소 치료를 시행합니다. 산소포화도 유지가 어렵거나 증상이 심한 환자는 기관삽입 후 인공호흡기를 이용한 기계환기 치료를 해야 합니다. 기계환기 치료는 급성호흡곤란증후군에서 핵심 치료이며, 폐가 회복할 동안 추가적인 폐 손상을 최소화하는 전략이 중요합니다. 또한 기계환기 치료중에는 호기말 양압을 통해 닫힌 폐포를 열어 산소교환을 돕고 일정 압력을 유지합니다.
- 중증인 경우
복와위(엎드린) 자세가 산소화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으며, 가능한 한 하루 16시간 이상 연속으로 자세를 유지합니다. 기계환기와 복와위 자세에도 불구하고 산소화 유지가 안 되거나 기계환기를 사용할 수 없을 때는 체외막 산소화(에크모) 치료를 고려할 수 있습니다. 체외막산소화 장비는 혈액을 체외로 빼내 인공적으로 산소를 공급하고 이산화탄소를 제거한 뒤 다시 체내로 주입하는 기계로, 필요 시 심장 기능까지 대체할 수 있습니다.
예후
사망률이 높은 편이나, 최근 치료 전략의 발전으로 급성호흡곤란증후군 환자의 생존 및 회복 가능성이 향상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생존자는 6개월에서 1년 이내에 폐기능이 서서히 좋아져 정상의 70-80% 수준으로 회복합니다. 그러나 심각한 직접 폐 손상으로 급성호흡곤란증후군이 발생했거나 장기간 인공호흡기를 사용한 경우에는 폐기능이 줄어들어 일상생활에 영향을 끼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