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님을 만나고 살 수 있다는 희망을 품었습니다

조병철 교수의 맞춤 처방으로 희망 찾은 김성민 환자 

뇌까지 전이된 폐암 4기라는 절망적인 진단, 항암제의 부작용을 견뎌내지 못할 만큼 쇠약해진 몸. 치료를 포기하려던 김성민 씨에게 조병철 교수는 삶의 의욕을 불어넣고 일상을 되찾아준 은인이다. 

에디터 박준숙 포토그래퍼 최재인


고통스러운 치료,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
아내는 당뇨병을 오래 앓은 남편이 늘 걱정이었다. 그해 봄에는 자꾸 살도 빠지고 유독 많이 피곤해하는 남편에게 병원에 가보자고 했지만, 바깥일에 바쁜 남편은 영 아내의 말을 듣질 않았다. 영양제라도 맞자며 남편을 데리고 간 병원에서 의사는 심각한 혈당 수치와 기우뚱해진 걸음걸이를 확인하더니 CT를 찍어보라고 권유했다. 그리고 우여곡절 끝에 받은 진단은 뇌종양. 뇌종양도 충격이었지만 수술 후 조직검사 결과는 더 큰 충격이었다. 폐암이 기관지와 임파선을 거쳐 뇌까지 전이된 상태였던 것. 게다가 주치의는 맞는 표적치료제가 없어서 치료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는 절망적인 소식만 전해주었다.2017년 3월은 김성민 씨 가족에게 너무나 춥고 어두웠다.
 마음을 다잡고 세브란스를 찾아와 항암치료를 시작했지만 암의 공격에 약해진 그의 몸은 독한 항암제의 부작용을 견뎌내질 못했다. 세 차례의 항암치료 끝에 그는 치료를 그만두고 남은 시간을 가족들과 보내기로 마음을 굳혔다. 사랑하는 아내와 딸을 데리고 일본으로 짧게 여행도 다녀왔다. 남편의 건강을 염려한 아내는 결사반대를 외쳤지만, 남편의 고집을 꺾진 못했다. “부작용이 심해서 며칠 입원도 했고, 휠체어를 타야 할 정도로 상태가 안 좋았어요. 그때의 고통은 사실 지금 기억이 잘 안 납니다. 너무 고통스러워서 세상에 표현할 수 없는 아픔도 있구나 하는 생각을 했지요.”

세 번째 봄, 그리고 또 찾아올 봄날
그러나 주치의 조병철 교수(종양내과)는 끝까지 희망을 놓지 않았고, 김성민 씨에게 최신 면역항암제 임상시험을 권유했다. 1회에 600만원이 넘는 비싼 치료비를 감당하기 어려운 환자의 형편을 배려한 것. “교수님이 무료로 치료받을 수 있도록 임상시험을 추천해주셨어요. 그런데 하필 뇌에 작은 종양이 남아 있어서 임상시험 기준을 충족하질 못한 거죠. 얼마 후 교수님이 이제 곧 보험 적용이 될 것 같으니 면역항암제 치료를 시작하자고 다시 권유하셨고, 교수님 말씀대로 두 번째부터는 건강보험 혜택을 받아서 큰 부담 없이 치료받고 있습니다.”
 암 진단 후 올해로 세 번째 봄을 맞이한 그는 여전히 3주에 한 번씩 면역항암제 주사를 맞고 있다. “다행히 김성민 환자는 면역항암제의 효과가 아주 좋은 편입니다. 약제가 폐암을 완전히 억제해서 앞으로 오랫동안 지금과 같은 일상생활을 유지하는 데 치료 목표를 두고 있습니다.”조병철 교수는 지속적으로 새로운 항암제가 개발되고 있어서 이처럼 놀라운 치료 효과를 누리는 4기 암 환자들이 많아질 것이라는 희망의 메시지를 덧붙였다.



폐암 환자의 장기 생존율, 지금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최적의 약제로 폐암 환자에게 최선의 길 안내하는 조병철 교수


폐암의 가장 큰 원인은 여전히 담배인가요?
폐암을 일으키는 가장 중요한 원인 인자는 당연히 흡연입니다. 그러나 흡연 인구가 줄어들고 있음에도 폐암 환자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은 흡연 외에도 다양한 원인 인자가 있다는 의미겠지요. 간접흡연은 물론이고, 기전이 명확히 밝혀지진 않았으나 라돈에 대한 노출, 대기오염, 바이러스 감염 등이 폐암을 일으키는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에는 비흡연 중년 여성에서 폐암발병이 점점 늘어서, 우리나라 폐암 환자의 약30%를 차지합니다.

폐암은 여전히 사망률 1위라는 악명을 가지고 있습니다.
예전보다 조기 진단율이 높아지긴 했지만, 안타깝게도 아직까진 폐암 환자의 60-70%가 4기에 진단받는 것이 현실입니다. 병변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효과 높은 진단법이 없기 때문입니다. 흉부 엑스레이를 통해 이상을 감지하는 것도 3-4기 정도로 암 덩어리가 비교적 커진 후에야 가능하고요. 허리 통증으로 검사를 받았더니 폐암이 뼈까지 전이됐다거나 두통이 심해서 병원에 갔더니 폐암의 뇌 전이로 진단받는 경우가 드물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기침, 가래, 호흡곤란, 흉통, 객혈 등 이전에 없었던 이상이 나타난다면 가볍게 넘기지 말고 전문의의 상담과 검진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폐암 치료는 어떻게 진행되나요?
우선 기관지 내시경이나 세침흡인검사를 통해 조직검사를 하고, 조직검사에서 폐암이 확진되면 PET-CT와 뇌 MRI 등 전신 검사를 시행해 병기를 설정합니다. 이때 수술 가능성 여부에 따라 치료 방향이 크게 달라집니다. 일반적으로 1-2기에서는 수술 후 재발 방지를 위해 보조 항암치료를 시행한다면, 3기 초반의 환자들은 수술 전 항암방사선 동시 치료를 진행해 암크기를 줄인 후 수술을 시도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폐암은 뇌, 간, 뼈 등으로 전이가 잘되고 재발 가능성이 높다는 생물학적 특성을 갖고 있어서, 1기에 진단받고 수술로 근치적 절제를 했던 환자들의 약 40%에서 재발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따라서 최근에는 재발률을 줄이기 위해 보조 항암치료에 표적항암제나 면역항암제를 조기에 투여하는 여러 신약 임상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항암치료 중인 환자에게 전하는 Dr. 조병철의 특급 조언

- 과한 운동으로 체력 소모가 크면 몸이 항암치료를 버텨낼 수 없다. 암 치료는 긴 시간이 필요한 마라톤임을 명심하자. 

- 노니, 차가버섯, 고용량 비타민 등 암에 좋다고 알려진 식품 가운데 일부는 특정 항암제와 병용했을 때 간독성이나 신장독성을 일으킬 수 있다. 암 환자에겐 신선한 채소와 과일, 고단백 음식이 포함된 균형 잡힌 식단이 더욱 중요하다. 

- 일상에서 스트레스를 줄이고 긍정적인 마음을 가질수록 희망의 확률이 조금 더 높아진다.



수술이 불가능한 환자들은 모든 치료를 항암제에 의존하게 하나요?
수술이 불가능한 3기 환자들은 항암방사선 동시 치료 후 최근 승인받은 임핀지라는 면역항암제를 쓰는 것이 전 세계적으로 적극 권장되는 치료법입니다. 이러한 치료로 재발률을 줄이고 장기 생존율을 유의하게 증가시킨다는 연구 결과가 많이 보고되었고요. 4기 환자들은 암 진단 직후 차세대 유전자검사, 특수 혈액검사 등을 시행해 표적항암제와 면역항암제 중 어떤 약제의 치료 대상이 되는지 정확히 감별해 최대한 빨리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치료 가능성을 높이는 길입니다. 기본적으로 항암제는 독성이 나타날 수 있는 고위험 약물인 데다가 고가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초기의 치료 방향과 투여 약제의 종류, 시기 등을 결정하는 의료진의 역할이 아주 중요합니다. 일반적으로 비흡연자나 흡연력이 짧은환자들은 표적항암제, 장기간 흡연을 한 환자들은 면역항암제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폐암에서 일반적인 항암제는 사용되지 않나요? 표적항암제와 면역항암제는 기존의 항암제와 어떤 차이가 있나요?
일반적으로 항암치료 하면 떠오르는 구토, 구역, 탈모 등 심한 부작용을 일으키는 항암제가 제1세대 항암제인 세포독성항암제입니다. 그러나 폐암은 평균 발병 연령이 70대이며 주로 4기에 진단받기 때문에 기존의 항암제가 가진 독성을 견디기 힘들거나 충분한 치료 효과를 얻기 어 려운 환자들이 많습니다. 아무래도 표적항암제나 면역항암제를 쓰는 것이 치료에 더 유리하겠지요. 그다음 발명된 2세대 항암제는 정상 세포는 건드리지 않으면서 종양세포에서만 발현하는 특정 물질을 표적으로 삼아 공격하는 표적항 암제로, 약제 효과는 좋으면서 독성은 최소화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다만 어떤 약제든 내성이 생기기 쉬운데, 표적항암제도 1-2년 정도 사용하면 내성이 생긴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폐암에서는 면역항암제가 특히 효과적이라는 기사가 많습니다.
가장 최근에 발명된 면역항암제는 우리 몸의 면역체계를 최대한 활용하는 약물입니다. 우리 몸에 외부 물질이 들어오면 그걸 공격해서 없애는게 면역세포인데, 암세포는 특이하게도 면역세포가 자신을 인지하지 못하도록 회피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면역항암제는 이러한 암세포의 회피 능력을 억제해서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인지하고 공격하도록 만드는 약제입니다. 1, 2세대 항암제에 비해 치료 효과가 높고 오랫동안 유지되며, 자기 몸의 면역체계를 이용하기 때문에 독성도 적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표적항암제나 면역항암제가 모든 환자에서 동일하게 좋은 효과를 거두지는 못한다는 점, 그리고 약이 너무 고가여서 보험 급여의 대상이 되지 않을 경우 경제적 부담이 크다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전이와 재발 가능성이 높은 암이라 4기 환자는 힘든 치료를 받느니 편히 여생을 보내는 게 낫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을 것 같습니다.
실제로 4기 폐암으로 진단받고 면역항암제 치료중인 환자들 가운데 20-30%는 암의 활동력이억제되어 10년 정도 장기 생존한다는 것이 학계의 정설로 굳어졌습니다. 또 기존 치료에서 효과를 보지 못했던 환자들은 면역항암제와 백신의 병용, 면역항암제와 표적항암제의 병용, 일반 항암제와 면역항암제의 병용 등 다양한 임상시험 프로그램을 통해 새로운 치료 효과를 기대해볼수 있습니다. 폐암은 수술이 불가능한 상태에서 진단받는 환자들이 많다는 안타까움이 있지만, 대신 항암제의 발전 속도가 아주 빨라서 예상보다 좋은 효과를 거두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연세암병원 폐암센터, 국내 최다 신약 보유

- 최적의 치료 효과를 위해 종양내과, 호흡기내과, 흉부외과, 영상의학과, 병리과, 방사선종양학과 등 의료진들의 다학제 진료가 매우 활발하다.
- 국내에서 가장 많은 폐암 신약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아주 다양한 신약 임상시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개발 중인 신약뿐만 아니라 식약처에서 승인받은 약을 일정 기간 무상으로 제공하는 동정적 프로그램(Expanded Access Program, EAP)으로 환자들에게 최대한 많은 치료 기회를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 임상시험을 위해서는 식약처와 세브란스병원 IRB(연구심의위원회)의 약제 승인이 필요하고 암병원 임상약국에서 특별히 관리해야 하며, 환자 간호와 관리에서도 특별한 절차가 필요하다. 폐암센터의 의료진들은 환자에게 최선의 치료를 제공하기 위해 헌신적인 자세로 이 모든 과정에 임하고 있다.



조병철 교수(종양내과)
진료 분야 : 폐암, 두경부암, 식도암의 항암약물치료 및 신약치료


조병철 교수님 프로필 자세히보기

암 환자들의 공포와 스트레스를 누구보다 깊이 이해하는 그는 암 진단의 충격에 빠진 환자에게 밝은 표정과 확신에 찬 목소리로 가장 먼저 희망과 위로의 메시지를 전한다. 그리고 그 희망의 확률을 더욱 높이기 위해 진행성, 불응성 폐암의 내성 기전과 극복에 대해 연구하고 있으며, 다양한 신약 임상시험도 주도하고 있다. “항암제는 암과 싸우는 좋은 보약”이라는 긍정적인 격려로 환자들의 마음의 부담을 덜어주는 그에게는 열정과 에너지가 가득하다.